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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검찰 정권’이 다시 등장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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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작성일24-04-15 07:52 조회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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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한동훈이 내가 수사해 봐서 잘 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녀서 조롱거리가 된 적이 있었다. 그것은 두 사람만의 말이 아니라 검사 출신들이 책임 있는 자리를 맡으며 흔히 내뱉는 말이었다. 그걸 듣는 순간 나의 머릿속에는 1960, 70년대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쿠데타 군인들이 했던 얘기가 떠올랐다. 그들은 자신들이 ‘폭력으로 사회적 평화를 강압하는 일에 동원된 경험이 있으므로 민간 정치에 개입하여 자본축적의 위기를 잘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 생각은 당시 군부 조직에 만연했던 일종의 믿음 혹은 문화 같은 것이었다. 그런 조직 문화를 군부 정치 연구자들은 ‘신직업주의(neo-professionalism)’라고 불렀으며 그것을 쿠데타 원인으로 꼽았다.
우리가 정치검찰이라고 부르는 존재는 제도로서 검찰은 아니고, 검찰의 일부 분파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도 그런 믿음 혹은 조직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교육 관련 수사를 해 봤기 때문에 교육 문제도 잘 해결할 수 있고 조선소 관련 수사도 해 봤으니 조선 문제도 잘 알고 있다고 진심으로 믿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제3세계 군부 쿠데타의 내적 동인이 되었던 네오 프로페셔널리즘이 우리나라 정치검찰에도 만연해 있으며 그것이 검찰의 정치개입 원인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정치검찰의 네오 프로페셔널리즘은 어떻게 형성되었을까? 한국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현대사에서 검찰 조직은 늘 정치권력의 수단이었다. 그 권력의 성격이 무엇이든 검찰은 정치권력의 하위 동맹자로서 도구적 기능을 수행해 왔다. 웨버주의자는 국가이론에서 검찰과 같은 국가 폭력을 관리하는 기구는 어떤 계급적 성격을 가지지 않은 중립적 존재라고 했다. 우리의 검찰도 본질적으로 어떤 계급적 성격을 가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자본가계급의 집행위원회도 아니고 프롤레타리아의 도구도 아니다. 다만 중립적 존재는 아닌 것 같다. 검찰은, 굳이 말하자면 정치적으로는 일종의 ‘룸펜’이라고 할 수 있다. 룸펜 계급은 보수 정권이든 진보 정권이든 동맹자의 사회적 속성을 가리지 않는다.
다만 룸펜의 지위는 역사적으로 달랐다. 권위주의 시대에는 동맹 질서에서 군부, 정보기관보다 아래에 있었으나 그런 기구들이 민주화 과정에서 문민 통제에 들어가게 되자 가장 상위의 포식자가 되었다. 그와 같은 지위에 오른 검찰 조직에서 네오 프로페셔널리즘을 가진 분파가 자신들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 정권을 장악한 것이 윤석열 정권이다.
우리는 윤석열 정부를 ‘검찰독재’라고 하는 건 조금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것을 ‘검찰정권’이라 부르는 데는 망설일 필요가 없다. 그는 검찰총장으로서 법무장관의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는 ‘정치의 시간’을 칼로 찢고 들어갔다. 그로부터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군부 쿠데타의 지도자가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오른 경우, ‘군복 위에 양복을 입고’라고 표현했는데, 윤석열 대통령의 경우, ‘검사복 위에 양복을 걸쳐 입고’ 대통령이 된 것이었다. 검찰이라는 조직의 힘은 그가 대통령이 되는 길을 만들어준 바탕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권력을 장악하는 과정은 루이 보나파르트의 등장에 비견할 수 있겠다. 어느 계급도 헤게모니를 갖고 있지 못한, 어느 세력도 힘의 우위를 갖고 있지 못한 힘의 교착 상황을 비집고 잽싸게 권력을 차지한 루이 보나파르트처럼 정치검찰 윤석열이 그랬다.
대통령의 위기, 민주당의 위기
‘과잉경쟁’ 끊기, 정치개혁만이 답
진실의 ‘약’을 선택해야 한다면
검찰정권의 정치 인식은 군부정권의 그것과 같았다. 야당 대표를 범죄자라서 만날 수 없다고 한 윤석열 대통령이나 선거운동 기간 내내 야당 지도자들을 향해 감옥에 가야 할 사람이라고 퍼붓고 다닌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특수부 검사 출신 정치검찰의 진심을 드러낸 것이었으며 그것은 군부정권이 가지고 있었던 네오 프로페셔널리즘의 발로 그것이었다.
여기에서 강조하려는 것은 검찰의 권력 장악을 검찰 출신 개인의 문제로 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검찰의 조직 문화의 하나로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검찰 정권에 대한 총체적 심판이었던 이번 선거는 검찰 정권의 청산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우쳐 주는 것이었다. 더 이상 정치검찰의 권력 장악과 같은 일이 되풀이해서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면 정치적으로 협량하고 부박하여 민주주의를 무너뜨린 개인은 물론 검찰 조직 차원에서 그런 일의 재발을 막을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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